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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 - C레벨의 탄생 / 데이비드 푸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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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병장수권력자 2022. 9. 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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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C레벨의 탄생

간혹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이런저런 헛소리를 했더니, (출판사로부터) 출간 예정인 신간 도서를 먼저 소개받는 경우가 다 생기는군요. 책 제목이 관심이 가서 궁금증에 주말에 후딱 읽어 봅니다.

 

이 책의 독자는 새롭게 회사를 맡게 된 신임 CEO입니다. 하버드, 맥킨지 등 좋은 경험을 가진 저자가 뉴비 CEO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잘 정리한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주는 보편적인 자기 계발서는 아닙니다. 이점이 조금 아쉽네요. 하지만, C레벨이 아니더라도 조직을 관리하는 조직장이라면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담고 있습니다. 조직 운영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답이 있는 부분이라 그럴듯한 이야기들로 가득 찹니다. 그중에 격하게 동의가 되는 조언을 몇 개 소개하면서 제 이야기도 함께 드립니다.

 

새로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핵심 경영진을 한번에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저도 21년 5월에 (사랑하는 우리회사) 알스퀘어의 CTO로 조인하면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아주 큰 조직은 아니었음에도 놀라울 정도로 강한 관성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고 이야기를 꺼내면, 마치 안 해본 노력이 없는 분들처럼 “전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 데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반응이었거든요. 그때 딱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와 생각이 같은 관성이 없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변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후로 1년이 흘렀고 전체의 40% 정도 가량 외부의 새로운 인재들이 영입되었고, 그 결과 이제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세(勢)가 없는 신규 리더가 기존의 조직에서 혈혈단신 변화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사실 매우 낮은 것 같습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필수 과정은 새로운 피를 충분히 수혈하는 과정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후임자를 미리 정해서 충분하게 후임자를 멘토링하여 준비시키고, 물러날 때가 되면 먼저 스스로 떠나라고 조언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가장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이긴 하면서도, 깊숙한 마음 속에서는 사실 고개가 끄덕 끄덕여지는 부분이었습니다. 후임자를 미리 정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조선시대 왕의 경우에도 자기 자식조차 후임자로 잘 선택하지 못했죠. 왜냐면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후에 그 자리를 떠난다는 것은 본인의 인생 정점의 끝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조언이 크게 동감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CEO나 CTO 자리에서 타의에 따라서 교체되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신임을 더 이상 받지 못해서 과격한 말로 짤리는 경우입니다. 아름답지 못한 끝이죠. 분명 수년간 엄청나게 고생하고 노력하고 모든 것을 불태웠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불신임의 상태로 쫓겨나는 처지가 되는 거죠. 이런 순간에 그나마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미리 준비된 후계자가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적어도 나는 이제 할 소임을 여기까지 다 했지만, 나를 이어서 회사에서 더 큰 임무를 해낼 후배를 양성해 낸 책임감 있는 CEO나 CTO로 기억될 테니까요. 아름답지 않나요? 사실 저 역시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듭니다만… 노력해 보려 합니다.

 

더 높은 애사심과 성과를 위해서 ‘심리적 보상’을 잘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많아봐야 10~30% 인력을 소위 상위 평가자로 분류하여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합니다. 통계적으로 저정도의 비율이 평균 이상이라는 말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게 칼같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죠? 쪼금 실력은 떨어져도 성격이 너무 좋아서 팀 퍼포먼스를 올려주는 친구도 있고, 실력은 참 좋지만 자세가 좀 거만해서 그만큼 칭찬해주고 싶지 않은 친구도 있고요. 무슨 말이냐면 뭐든 하나 이상 잘해주는 사람은 참 많다는 겁니다. 달랑 10~30%가 아니라요.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나는 정말 열심히 하는 데 우리 보스는 나를 인정해주지 않네…’라는 오해가 생기는 거지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책은 소중한 지혜를 나누어 줍니다. ‘심리적 보상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입니다. 심리적 보상이라는 뭐냐 하면… ‘고생했어’, ‘니가 아니었으면 이번 위기를 넘기지 못했을꺼야, ‘니가 만든 코드 덕분에 많은 문제를 쉽게 있었던 같다.’ … 이런 겁니다. , 맞아요. 칭찬이에요! 내가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말로 주는 것이죠.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금전적 보상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 이런 경험은 있어요. 고과를 받아서 연봉이나 PS 올라가는 기쁨은 사실 1주일을 넘기는 같았어요. 지금은 기억도 나질 않아요. 근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어요. 당시 그룹장께서문규야 고생했다. 이번에 덕에 사장님 보고 잘된거 같아. 고생했어! 소주나 한잔하러 가자.’ 그룹장님과는 아직까지도 17년째 인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의 보스가 나와의 1on1에서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말해준다면 믿음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조직장으로써 한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인 거 같습니다. 특히나 처음 조직을 담당하는 경우에는 정말 갑갑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C레벨, 특히 CEO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 운영의 기술은 사실 비슷합니다. 규모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작은 조직이던, 큰 조직이던 담당해야 할 운명에 처해있다면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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