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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제대로 마스터하기

Career mentoring

by 무병장수권력자 2024. 9. 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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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영상의 노래는 영화 칵테일의 주제곡, 코코모(Kokomo) 입니다.

엄청 유명한 노래이기도 한데요.

 

적당한 템포에 흥겨운 리듬의 곡이라 흥이 충만해 지는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hjqWjvM9D4

 

 

이 노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Aruba, Jamaica, ooh, I wanna take ya Bermuda, Bahama, come on, pretty mama Key Largo, Montego, baby, why don't we go? Jamaica

한글식으로 바꿔보면 😂

아루바, 자마이카…. 우아워나 테캬 투 버뮤다, 바하마… 마티니, 몬세라 미스틱…

첨 들어보는 지명이 많이 나오고, 박자도 엇박이 많아서 가사도 잘 안외워지고 박자 맞추기도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몬세라 미스틱은 뭔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노래는 고등학교 합창대회에서 우리 반이 불렀던 노래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상도 받았다는)

4주 정도 주말마다 학교에 나가서 친구들과 연습을 했던 기억이네요. 아마도 백번은 부르고 또 부르지 않았을런지...

 

얼마전 휴가를 다녀오면서 이 노래가 갑자기 떠올라서 검색해서 재생했는데… 당시 외우기도 어려운 이 가사들이 입에 착착 붙으면서 따라 부르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파트에서 제가 불렀는지? 이 파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는 지 등등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경험을 일상에서도 누구나 종종하게 됩니다.

공던지기, 자전거 타기, 근의 공식, 루트 근사값, 원주율(3.14말고 3.141519..) 외우기 … 등등

 

이런 상황은 언제 맞이하게 될까요?

제 생각에는 엄청나게 동일한 동작이나 고민을 반복한 경우 들이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반복하고 다시 반복하고 잘못된 것을 수정해서 다시 반복하면서 나와 그것이 거의 한몸이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와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전 직장을 다닐 때, 부서 장기 자랑이 있었습니다. 당시 부서장이 밴드를 하시던 분이라 밴드 공연을 제안했고 밴드 경험자와 몇몇 호기로운 지원자 들이 연습실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연습실에서의 상황은 예상과는 완전 반대였습니다... 어떤 팀원은 기본 코드 진행 조차 잘하지 못했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연주를 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ㅜㅜ

ㅎㅎ 오랜 만에 하니 잘 안되네요...

 

사내 밴드 아이디어는 무산되었죠.

좀 시간이 지나서 사석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분은 그 악기 연주를 제대로 마스터한 적은 없었을꺼야... 자전거 잘타던 사람이 10년 뒤에 자전거를 다시 타게 되었을 때도 오랜만에 타서 잘 못탄다고 할까? 어떤 것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 제대로 마스터하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서 금세 그 감이 돌아오는 법이거든… 클래스는 죽지 않아.”

 

물론 기타나 키보드 반주랑 자전거랑은 동작의 난이도 등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드는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마스터라는 것과 그냥 찍먹을 좀 해본 거랑은 이런 상황에서 차이가 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업무도 마찬가지 이지 않을까요?

주니어 SWE 일 때, 혼자서 똑같은 기능을 3번 완전히 갈아 엎었던 적이 있습니다. 무식쟁이 열혈 코더로 첫 버전을 개발하고난 후, 아키텍쳐, 패턴 책을 꺼내서 다시 읽어보니... 참을 수가 없더군요... 다 뜯어 고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즘 책도 꺼내서 본 후... 차마 내 코드를 그대로 둘 수 없었습니다. 또 갈아 엎었습니다. 학교 때 분명히 배웠던 것들인데… 몸에 전혀 익지 않은 가짜 지식이었는데... 갈아 엎기를 반복하면서 많은 것들이 명확해졌고 당시에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때 공부를 덜했나 봅니다. 술을 너무 많이 먹었...)

 

개발 책임자가 된 후에는 임원 보고서를 많이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어 선택도 문장 구성도 이상하고, 다 적고난 후 내가 읽어봐도 뭐라고 하는 건지 참... 바보 같은 글이었습니다. 당시 부서장에게 빨간펜을 수차례 당하면서 (약간 수치심을 느끼기도 함 ㅎㅎ) 문서질을 1년, 2년 반복한 결과, 언젠가부터는 우리 팀은 어떤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 지가 큰 고민없이 정리되었고, 각 임원의 성향에 맞게 짧은 보고가 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알스퀘어에 와서는 천명이 넘는 이력서를 읽어보았고, 수백명을 대면 인터뷰를 했습니다.

처음에 인터뷰 할 때는 질문이 피상적이고 뻔한 질문들을 반복해왔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진짜를 가려내는 질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지향하는 모습 정도를 체크하는 질문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요령이 생기고 어떻게 질문을 해야 그 분의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지가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인터뷰를 마치면 그 분이 뭘 진짜 했는지? 어떤 대처 능력이 있는 분인지?가 조금은 더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스터한다는 것, 제대로 마스터한다 것은 '엄청나게 수많은 반복'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수 없없이 많은 반복 입니다. '대충 많은...'이 아니고요.

 

일부는 천재적인 능력으로 무언가를 배우자마자 바로 실전에 적용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경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범인들이 세상에는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꽤 많지 않을까 싶네요.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면서 현재의 한계와 문제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다시 반복을 시도하다 보면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를 알게되고, 이를 다시 또 수차례 교정하면서 반복을 수행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유사한 말들이 있습니다.

  • 10000시간의 법칙
  • 반복의 힘
  • 몸이 기억한다

 

바닥부터 끝까지 직접 해보았는가? 무언가를 온전히 내일처럼 해보았는가? 이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남들이 시키는 데로 하라는 데로만 하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잘 기억도 나지 않고, 옛날 가락을 살려서 다시 해보려 해도 처음하는 사람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때 실제 사례를 물어보면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난다는…분들.. 이런 분들 전 안 믿습니다. ㅎ)

 

빠른 답안지를 찾아서 정답을 바로 맞추려 하지 말고, 고민고민을 거듭하면서 오답도 내보고 깨져도 보고 욕도 먹어 보면서 온전히 본인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여 그것들을 이해하여 나의 몸에 녹여 내야 내것이 되는 것이라 생각되네요. 한 두번 이렇게 녹여내보면 다른 시도 때는 좀 더 빠르게 잘 녹아드는 것 같습니다. 대가들이 다른 영역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은 기름에 잘 녹는 것처럼 경험이라는 기름이 잘 발라져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에 그 어떤 기름진 놈이 날 힘들게 하려할 지라도 마치 내것처럼 녹여내는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실패하고, 약간 다른 실패를 계속 반복하며 지내고 있는 저에게 위안을 주면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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